서베이 2019
<서베이 2019>
| 일정: 2019.11.13.(수)-11.22.(금) (월요일 휴관)
| 관람시간: 12:00 – 20:00
| 장소 1: whatreallymatters (서울 마포구 잔다리로 3안길 46 L층)
| 장소 2: 엘리펀트스페이스 (서울 마포구 동교로 17길 7 1층)
| 전시 기획: whatreallymatters, rebel9
| 관람료: 무료
| 연계 프로그램: 라운드테이블 추후 공지
자신의 영감 혹은 유사한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래픽 디자이너의 일이 영감, 오마주, 래퍼런스처럼 “모르겠지만 알 것 같은” 개념과 맞닿아 있다는 사실은 고무적인 동시에 권태롭다. 디자이너에게 영감은 누군가에게는 작업의 탄생을 비추는 빛이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그럴듯한 설명을 요하는 굴레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서베이 2019》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대답을 모으고, 서로 잇고, 그 위치를 표시하여 거대한 상황 파악의 그래프를 그리려는 시도이다. 전시는 영감의 궤도를 추적하지만 영감의 순간을 미화할 계획은 없다. 당연히 영감의 부재도 환영한다.
전시는 그래픽 디자인을 다루지 않는다. 예를 들어 포스터, 브로슈어, 웹사이트 디자인, 로고 디자인 등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전시는 사전 설문 웹사이트 ‘서베이 2019(http://survey2019.xyz)’를 통해 13개 문항에 답한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이를테면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영감을 받는지’, ‘작업하기 전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시작하는지’, ‘디자인은 어떤 이유로 관두고 싶은지’, ‘디자인을 위해 어떤 매체를 참고하고 그것을 어디에 기록하는지’, ‘디자인 이론에서 내 작업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마지막으로 ‘동시대 디자이너에게 궁금한 것이 무엇인지’ 등을 묻는다.
질문의 의도는 그래픽 디자이너들이 ‘영감’과 같은 개념을 어떻게 소화하며 동시에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연결하는 것이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질문에 응답을 한 그래픽 디자이너의 약 80%는 예비 디자이너이거나 1~2년차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디자이너는 디자이너에게 주로 건강과 불투명한 미래, 디자이너의 사회 속 위치에 대한 고민을 다시 물었다. 질문은 또 다른 설문을 요청하고, 전시는 이에 응답하여 ‘디자이너가 디자이너에게’라는 2차 설문지를 만들어 활동 경력이 3년차 이상인 22인의 디자이너에게 답을 요청했다. 이처럼 《서베이 2019》는 질문과 대답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과정 속에서, 서로 불안정하게 연결된다.
전시는 설문의 기록을 통계의 평균값이 제거된 데이터베이스로 정돈하고(장소 1, whatreallymatters), 가상의 공간에서 영감의 궤도(장소 2, 엘리펀트스페이스)를 추적하는 과정을 그려 본다. 《서베이 2019》는 어제의 질문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그래픽 디자이너의 질문을 모아 타인의 영감과 우리의 영감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