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괴물정원

                                                        괴물정원

일시: 2024년 6월 20일 - 6월 25일(6일간)
시간: 평일 오후 2시 - 오후 8시 
    주말 오후 12시 - 오후 8시 
장소: 엘리펀트스페이스
기획/제작: Rebel9
협력: Super Figro, CMS Memex
부대 행사: 6월 22일 토요일 오후 7시 - 9시 / DJ Party (by 김익명, 김시마)

*별도의 예약 없이 방문하여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2024.06.20 (Thu) — 2024.06.25 (Tue)

정원: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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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정원 Goemul Garden (글 김선혁)

⟨괴물정원⟩은 세계의 끝에서 피어오르는 낯선 ‘괴물식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끝이 명확하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식물들의 포자와 씨앗이 어디서 날아왔으며, 무엇을 먹고 생존하는지에 대한 세계-짓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인간과 동물의 기척이 사라진 폐허 속에서 포자와 씨앗들만이 생존의 진화를 시도한다. 다윈은 의외로 식물학자였다. 그렇지만 그도 식물 진화의 미스터리는 풀지 못한 이야기로 남겨두었다. 세상의 진화 혹은 진보에 대한 믿음이 어느 때보다 사라지고 있는 지금, ⟨괴물정원⟩의 식물들도 세계의 발전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오히려 굳건한 세계관이 안정성을 잃어가는 지점에서 ⟨괴물정원⟩은 시작된다. 그래서 ⟨괴물정원⟩은 2018년 전시 ⟨죄의 정원⟩을 잇는 전시이기도 하다. ⟨죄의 정원⟩이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제단화를 펼치면 보이는 세계를 동시대의 작가들과 재해석했다면, ⟨괴물정원⟩은 제단화를 닫아야 보이는 세계로부터 출발한다. 보쉬는 세계의 시작인지, 끝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회색빛 지구 위에 기괴한 것들의 파편을 그리고, 시편의 한 구절을 적었다.


‘그가 말씀하시매 이루어졌으며 명령하시매 견고히 섰도다’
Ipse dixit, et facta sunt: ipse mandāvit, et creāta sunt

히에로니무스 보쉬,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프라도 미술관

⟨괴물정원⟩에서는 관람객의 손끝과 인공지능의 명령으로 낯선 식물들이 견고히 선다. 세계의 끝에서 발견되는 것은 낯섦이다. 그리고 낯섦이 생존을 위협한다는 판단이 설 때 ‘기괴한 것’으로 변모한다. 『괴물성』의 저자 알렉사 라이트는 ‘괴물’ 혹은 ‘기괴한 존재’들이 역사적으로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를 가르는 문화적 표상으로 기능해 왔음을 지적하며, 기괴한 것 / 괴물성 / 괴물의 트리아드를 우리의 정체성을 되돌아보는 장으로 보았다. ⟨괴물정원⟩에서는 ‘정상’과 ‘비정상’의 구분조차 사라진다. ⟨괴물정원⟩의 식물을 괴물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낯선 존재에 대한 경계가 무화되고, 그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바로 그것이 ⟨괴물정원⟩의 ‘괴물성‘에 내재한 잠재력이다.

관람객은 자신이 창조한 ‘괴물식물’이 거대한 아카이브 속으로 들어가 실시간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신에 의해 질서정연하게 설계된 자연이 아닌 손끝과 인공지능으로 일어나는 우연과 변이, 혼종의 산물로 엮어지는 세계를 경험한다. 이는 인간 중심적 자연관을 탈피하는 감각 연습이 될 뿐 아니라, 타자에 대한 공생의 가능성으로 이끈다. 무엇보다 관람객이 창조하는 어느 식물도 완전히 똑같지 않다. 대상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분류하려는 욕망 대신, 마주하고 연결되고자 하는 기대가 ⟨괴물정원⟩의 아카이브를 이루는 근간이 된다.

기괴한 것들이 아카이브 속 하나의 표상이 되면 애초의 기괴함은 사라진다. 기괴하지 않게 된 식물들은 한 곳에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하는데 이들은 우리 자신을 비추는 이야기-거울이기도 하다. 내면에 자리한 하나뿐인 식물을 창조하는 경험만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속 생존 훈련은 시작이다. 괴물들은 자연과 문화, 유기체와 무기물, 가능성과 잠재성의 경계를 교란하며 픽션 세계를 통해 우리를 생존하게 만들어 왔고, 누군가의 말처럼 픽션이 혼돈과 죽음, 엔트로피에 맞서는 게임이라면 ⟨괴물정원⟩은 세계의 끝에서 이루어지는 생존술의 시뮬레이션 장치이다. 동시에 세계의 끝에서 발견한 생존술로서의 이야기, 기괴한 것과 괴물, 세계의 진보라는 삼단 제단화를 가로지르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지금 시작하는 이유는 발을 딛고 있는 이곳이 세계의 끝(end)인지 가장자리(edge)인지 알 수 없지만, 우리 모두 서로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고프기 때문이다. 그리고 치명적 귀여움은 언제나 우리 사이의 거리를 가깝게 만든다. 과거와 미래 어느 순간에도 존재하지 않을 ⟨괴물정원⟩ 이야기는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의 은유이고 픽션이다.

"소련이 무너지자 수천 명의 시베리아인이 버섯을 따러 숲으로 갔다"
(세계 끝의 버섯 중)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Rebel9, 2024(사진 아임스튜디오)
«괴물정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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