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5, 2019

배움의 길목에 서서

Nikolay Petrovich Bogdanov-Belsky, Rusia, 1868. At the School Doors, 1897. Oil on canvas, The State Russian Museum, St. Petersburg. ©The State Russian Museum, St. Petersburg

누구에게나 스승은 있습니다.

오늘은 스승의 은혜에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스승의 날’입니다. 우리의 모든 선생님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부족한 지식을 채워주고 삶의 지혜를 주는 데 아낌이 없습니다. 어떤 이에게는 불확실한 미래에 꿈을 꾸게 격려하고, 또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어떤 이에게는 등불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많은 국가에서 스승의 날(Teacher’s Day)을 제정하여 그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잊지 않는 것은 인류가 배움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삶을 더욱 가치있고 의미있게 만들기 때문이 아닐까요?

그림 속 남루한 차림의 지팡이를 든 소년이 있습니다. 양을 몰기 위해 쓰는 지팡이나 주렁주렁 어깨에 메달려 있는 보따리를 통해 소년의 직업은 양치기인 것으로 추측해 봅니다. 소년은 교실 앞 문지방에 서서 공부에 열중하고 있는 학생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마 배움을 갈망하는 소년의 희망은 여의치 않은 현실에 잠시 가로막혀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년의 희망은 완전히 꺾이지 않았습니다. 몸은 문지방 밖에 있지만, 소년의 지팡이는 문지방을 넘어서 “언젠가는 배우리라”라는 희망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교실 안을 바라보는 소년의 얼굴은 볼 수 없지만 그가 어떤 표정으로 교실을 바라보고 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그림을 그린 화가는 니콜라이 페트로비치 보그다노브 벨스키(Nikolay Petrovich Bogdanov-Belsky, 1868-1945, 이하 보그다노브 벨스키)로 주로 풍속화를 사실주의 화풍으로 그렸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보그다노브 벨스키는 모스크바 대학의 교수가 그의 실력을 알아 보게 된 후 정식 교육을 받게 됩니다. 16살 나이에 모스크바의 예술학교를 거쳐 왕립 예술학교에 진학하게 된 그는 유명한 화가 스승 아래에서 예술가로서 탄탄한 기본기를 다집니다.

보그다노브 벨스키는 당시 인상주의가 태동한 파리에 가서 2년 동안 교육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의 화풍은 장르화로 시작했지만 여러 풍경화와 초상화 또한 남겼는데요. 그는 인상주의에서 영향을 받아 순간의 느낌을 뛰어나게 포착하는 동시에 당시 시대를 상세하게 묘사하는데도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어쩌면 보그다노브 벨스키가 그린 소년의 모습은 교육의 기회를 얻기 전 자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재능을 알아봐주고 뛰어난 예술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 은사가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보그나노브 벨스키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을 얻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인생의 길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배움과 깨달음을 지도한 스승의 은혜에 감사의 인사를 전해보는 건 어떨까요?